지난 봄, 팀 미팅에서 있었던 일이다.
팀원 A는 AI가 정리한 경쟁사 분석 세 가지와 직접 검토한 대안, 그리고 자신의 결론과 근거까지. 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본인의 생각이 정리되어 있었다.
반면 같은 팀원인 B는 AI가 만들어준 문단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같은 팀이다. 그리고, 같은 회사에서 지원하는 AI.
같은 도구, 다른 결과 — 세 가지 패턴
삼성SDS 리서치(2026)에 따르면, 동일한 AI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생산성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내가 본 패턴도 같았다.
-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는 사람 → AI가 10배 레버리지가 된다
-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사람 → AI는 판단 보조 도구가 된다
- AI가 내놓는 답을 그대로 수용하는 사람 → AI는 빠른 복붙 기계에 불과하다
AI는 증폭기다. 단, 증폭할 역량이 이미 있는 사람에게만.
A와 B의 차이는 노력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A와 B의 차이를 성실함으로 봤다. A가 더 준비했고, B는 대충 한 거라고.
그런데 B를 계속 보니 그게 아니었다.
B도 AI를 많이 썼다. 하루에 수십 번. 하지만 질문이 매번 “이 내용 정리해줘”였다. 큰 그림 없이 AI가 요약해주는 것만 받으면, 그게 맞는지 틀린지 판단할 기준이 없다. 판단 기준이 없으면 검증도 없다. 검증이 없으면 그냥 붙여넣기다.
AI는 질문의 수준만큼 결과를 돌려준다.
처음 AI 도구를 배포할 때, 솔직히 이렇게 가정했다. 도구가 같아지면 격차가 줄어들 거라고. 그 가정이 틀렸다. 도구가 평등해질수록 역량 격차는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더 불편한 문제 — 조직 병목
개인 수준은 그나마 단순하다.
조직 수준은 다르다.
보고서 초안 작성 시간이 4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었다고 하자. 절약된 3시간은 어디로 갔을까.
다른 시니어 담당자의 수신함으로 들어갔다. 그 담당자는 AI 이전과 같은 속도로 처리하고 있다.
AI가 초안을 10배 빠르게 만들어도 파이프라인 전체 처리량은 바뀌지 않는다. AI가 만들어낸 시간이 다음 병목에 막혀 사라진다.
“컴퓨터는 어디에나 보이지만 생산성 통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솔로우가 1987년에 한 말이다. 40년 뒤 우리는 AI로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아직 답이 없는 것
어떤 단계는 AI로 처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어떤 단계는 반드시 사람이 검토하고 검증해야 한다. 그 경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 나는 아직 답을 모른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조직에서 AI-Native조직으로의 변화를 말할수록 이 질문이 점점 커졌다. 그러나, 조직 병목의 어느 단계를 AI로 단축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건 기술 문제가 아니라 설계 문제다. 그 설계를 지금 누가 하고 있는가.
In English — AI Is an Amplifier, Not an Equalizer
Two teammates used the same company-provided AI and produced completely different outcomes. Research (Samsung SDS, 2026) shows productivity gaps between AI users are widening, not closing. Three patterns explain why: people who define problems themselves get 10x leverage; people who critically review outputs turn AI into a judgment aid; people who accept answers as-is reduce AI to a copy-paste machine. AI amplifies existing capability — problem definition and critical review — it does not equalize it. And even when individuals get faster, organizational bottlenecks absorb the saved time: an AI that drafts 10x faster changes nothing if the pipeline’s next stage still runs at the old speed. Deciding which stages AI should compress and which require human verification is a design problem, not a technology problem.
